사랑과 관심이 최고의 약

[동화읽어주는 어른] <교실 밖 아이들 책으로 만나다> 고정원 저/리더스가이드

이정향 | 기사입력 2011/03/15 [14:21]

사랑과 관심이 최고의 약

[동화읽어주는 어른] <교실 밖 아이들 책으로 만나다> 고정원 저/리더스가이드

이정향 | 입력 : 2011/03/15 [14:21]
▲ 고정원 저/리더스가이드     ©수원시민신문
  모임에서 나를 포함한 회원들이 여러 곳으로 책읽어주기 봉사를 나간다. 그럴 때 고려하는 부분이 지속성여부다. 특히 환경이 열악한 공부방으로 자원봉사를 나갈 경우 일단 경계와 못미더운 눈초리를 보내기 때문에 그들이 마음을 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 아이들은 '저 선생님은 언제 떠나려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것이다.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부터 공감이 되었다. 내가 경험했던, 주위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이야기와 무척 흡사하기 때문이다. 책을 덮을 때까지 줄곧 저자와 같은 기분이 되어 함께 울고 웃었다.

 중학교에 상담자원봉사를 나가는데 고작해야 한 아이를 네 시간밖에 만나지 못한다. 그런데도 안타까운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부모와의 갈등 때문에 집을 나왔지만 아버지가 먼저 전화해서 들어오라고 하면 들어갈 의사가 있다는 아이도 있었다. 일종의 자존심 싸움인데 자칫 나쁜 일에 휩쓸릴까 걱정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보기엔 아주 사소한 문제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본인에겐 집을 나올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당시엔 하지 못했다. 저자가 만난 아이들 중에도 비슷한 마음을 가진 아이가 있기에 그제야 그 아이의 마음이 조금 이해가 갔다.

 정작 본인들은 한 단어 걸러 욕을 쓰면서도 듣기 싫은 소리에 많은 아이들이 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너희들도 욕을 많이 하지 않느냐고 하면 그건 친근감의 표시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걔네들의 이야기인즉 감정이 섞인 욕은 기분이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은 아직 어린 모습이 엿보이기도 했다. 나는 짧은 순간 만났던 아이들과 있었던 일도 할 이야기가 많은데 몇 년간, 그것도 훨씬 많은 아이들과 만난 저자는 오죽할까. 모르긴 해도 이 책에 있는 이야기는 극히 일부일 것이다.

 왕따, 폭행, 가출, 절도. 그동안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들을 때마다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래서 여기 나오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안됐다는 생각과 함께 부모들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 부모들도 얼마나 힘들까 싶기도 했다. 내 마음대로 절대 되지 않는 것이 자식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부모가 관심과 사랑을 갖고 지켜봐준다면 한때 어긋난 행동을 하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제 길로 접어든다는 사실이다.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그러면서 만약 부모 대신 누군가 그 역할을 해준다면 돌이키지 못하는 상태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친다. 이 책의 저자 같은 어른 말이다. 물론 저자가 모든 아이들을 제 궤도에 올려놓진 못했다. 그건 아마 누구라도 불가능할 것이며, 앞으로도 그런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아이들은 대개 가정환경이 안 좋다. 가정환경이 좋아도 일탈하는 아이들이 있을 텐데 왜 꼭 귀결점은 '가정환경이 안좋다'일까.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도 스스로를 다잡으며 열심히 생활하는 아이들도 있을 텐데 괜히 선입견을 갖게 될까봐 조심스럽고 걱정되기도 한다. 겉으로 평범해 보이는 아이도 사실 속으로 상처 하나쯤은 갖고 있다는데 과연 우리 아이는 어떤 상처가 있을까. 아직은 잘 지내고 있으니 상처를 극복한 것일까. 나는 아이가 싫어하는 어른은 되지 말아야지. 책을 읽으며 나를 돌아보고 아이를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할 얘기가 무지 많지만 문득 그런 이야기가 부질없어 보인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이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게 나을 테니까.
 
* 이 글을 쓴 이정향 님은 <동화읽는어른모임>인 수원 ‘해님달님’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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