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추미애) 교정당국은 재소자에게 도서반입을 허하라”

재소자 3명, 서울구치소 도서반입 불허 사건 국가인권위 진정

김삼석 기자 | 기사입력 2020/03/24 [18:07]

“법무부(추미애) 교정당국은 재소자에게 도서반입을 허하라”

재소자 3명, 서울구치소 도서반입 불허 사건 국가인권위 진정

김삼석 기자 | 입력 : 2020/03/24 [18:07]

감옥 안에서 마음껏 책을 반입해서 볼 자유가 있을까 없을까?” 

 

반입은 안돼! 사서 보는 책만 봐! 라는 것이 현 법무부(장관 추미애) 교정당국의 지침이다. 서슬퍼런 전두환의 5공화국 당시에도 책 반입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마음 껏 반입해서 볼 수있었다. 그러나 그러나,,,,20203월은 그렇치않은 모양이다. 감옥인권의 역사가 거꾸로 가고 있나?

 

324, 천주교 인권위원회·민주사회를 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전쟁없는 세상 등에 따르면 교정시설 수용자의 도서접근권을 가로막고 있는 법무부 지침에 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알려왔다.

 

 2020년 3월 법무부(장관 추미애)의 누리집 모습 © 수원시민신문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에 항의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서 시위를 벌이다 구속되어 서울구치소(소장 신용해)에 수용된 김아무개 씨 등 3명이 법무부장관과 서울구치소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것이다. 왜냐하면 법무부는 지난해 1111일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우송·차입 방식의 도서 반입을 불허하고 수용자가 영치금으로 직접 도서를 구입하도록 하는 수용자 우송·차입 도서 합리화 방안’(아래 법무부 지침’)을 일방적으로 전면 실시했기 때문이다.

 

책의 반입이 막힌 과정은 다음과 같다. 노동사회과학연구소(대표자 채만수)201911월 매월 발간하는 기관지 정세와 노동 201911월호와 이론지 노동사회과학 제12호 자본주의 위기격화와 계급투쟁을 김씨 등 3명에게 우송했으나 소측이 반송했다. 그뒤 서울구치소 교도관은 연구소로 전화를 걸어 법무부 지침 실시로 도서 우송을 허가할 수 없으니 앞으로는 우편으로 도서를 보내지 말라고 말했다는 것.

 

노동사회과학연구소는 교정시설에 수용된 양심수들에게 위 도서를 우송해왔는데 법무부 지침 실시 이전에는 한 번도 반송되지 않았다. 구속노동자후원회도 201912월과 20201월 종교서적인 해방자 예수(혼 소브리노 지음, 김근수 옮김, 메디치미디어, 2015), 20202월에는 건강정보서적인 몸 펴면 살고 굽으면 죽는다 1(이범 지음, 백산서당, 2015)을 김씨 등 3명에게 우송했으나 소측이 반송되었다.

 

하도 기가막혀 김씨 등 3명은 진정서를 통해 법무부 지침의 실시로 종전과는 달리 외부에서 우송·차입에 의한 도서는 반입이 불허되어 중고서적이나 절판된 도서, 단체 발간자료 등 서점에서 구입할 수 없는 도서에 대한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었으며 도서 구매비의 증가에 따라 구입할 수 있는 도서가 실질적으로 제한되는 등 수용자의 알권리와 정보접근권 등이 침해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은 어떨까. 현행 형집행법 제27조는 금품 교부 신청이 있으면 소장은 수형자의 교화 또는 건전한 사회복귀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 시설의 안전 또는 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때를 제외하고는 허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불허 사유가 없는 한 소장의 허가를 의무로 하고 자의적 불허는 금지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형집행법 제47조 제2항은 소장은 수용자가 구독을 신청한 도서가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 따른 유해간행물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구독을 허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른 유해간행물국가의 안전이나 공공질서 또는 인간의 존엄성을 뚜렷이 해치는 등 반국가적·반사회적·반윤리적인 내용의 유해한 간행물로서간행물윤리위원회가심의·결정한 것을 말하는데, 이를 제외하고는 소장이 자의적으로 구독을 불허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진정인들은 법무부 지침은 법률의 위임도 없이 법무부 차원의 지침으로 수용자의 알권리를 제한함으로써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이번 지침의 추진 배경으로 금지물품의 우송·차입 방지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201911월 김도읍 의원(당시 자유한국당)이 법무부한테서 제출받은 수감자의 교도소 내 반입금지물품 반입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적발 건수 194건의 반입 경로는 수용자 은닉(52) 외부인 반입(38) 교도관 반입(10) 등으로, 그 반입 경로가 다양하고 명확하지 않다.

 

인권단체들은 법무부 지침은 극소수 금지물품 반입 사례를 이유로 전국의 모든 교정시설에서 우송·차입도서의 반입을 전면적으로 불허하겠다는 것으로 지나치게 행정편의적인 발상이자 수용자의 재사회화에 반하는 것이므로 그 방법이 적정하다고 볼 수 없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한결같이 강조한다.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수용자가 자비부담으로 도서를 구입해 읽을 수 있도록 열람을 허가하고 독서를 권장하는 등 한국의 교정행정은 사회와의 단절과 범죄 악습의 감염 등 수용생활의 폐해를 방지하고 형집행의 궁극적인 목적인 재사회화를 위해 수용자의 알권리, 학습권, 도서접근권을 인정해왔다면서 이번 지침의 실시로 영치금이 없거나 적은 수용자가 외부로부터 도서를 선물 받을 길이 사라졌고 중고 도서를 민원실 차입이나 우편으로 보내는 것도 금지되어 수용자 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법무부 지침은 달성하고자 하는 교정시설의 질서유지라는 공익은 불분명한데 반해 이로 인해 침해되는 수용자들의 알권리 및 정보접근권은 중대하게 침해되므로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지 못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일갈했다.

 

이어 교도소 내 도서관의 열악한 현실을 감안하면, 법무부 지침은 영치금이 있는 수용자만 도서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므로 영치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차별하여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인권단체들은 끝으로 형집행 관련 법령은 제정 당시부터 수용자의 도서접근권을 보장해 왔고 이에 따라 수용자의 지인은 도서 우송·차입을 통해 수용자에게 도서를 제공해 왔으며 장래에도 그럴 것이라 기대해왔다면서 업무 부담 경감이라는 행정적 편의를 위해 수십 년간 시행해 오던 도서 우송·차입을 전면 불허한 것은 법치주의 원리에서 도출되는 신뢰보호원칙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5공화국 시절이 아닌 20203월 선진 하늘에 진정인들은 우송·차입도서 반입을 허용하도록 서울구치소장에게 권고할 것을 국가인권위에 요구하면서 법무부 지침을 취소하도록 법무부장관에게 권고할 것을 요구했다. 참으로 재소자들이 몸도 갇혀 있는 곳에서 책마저 마음껏 우송시켜 보지 못하는 20203월은 코로나19 정국으로 숨막히는 상황보다도 더 숨막히는 씁쓸한 현실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진정인과 진정에 도움을 준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 전쟁없는세상, 천주교인권위원회 단체들에게 조속히 답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와중에 서울구치소(소장 신용해)는 지난 232019년 법무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구치소 청사 2층에서 기관 및 담당자에 대한 법무부장관 상장 전수식을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저들만의 소통인 모양이다. 왜 재소자도 인간인데, 책 반입조차 제대로 안해주고, 소통의 대명사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운운하는 걸까? 무슨 상이고 무얼 소통했다는 것일까?

 

알고보니 상은 법무부가 시행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포상으로 법무정책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국민과의 소통에 기여한 직원 및 기관을 포상하기 위해서란다. 재소자만 뺀 다른 국민과만 소통한 포상인 모양이다.

 

소통, 포상과 책반입! 그다지 나쁜 사이는 아닌 것 같은 데, 2020년 봄에 법무부와 서울구치소, 법무부 교정당국이 소통으로 잘 풀기 바란다. 재소자들에게 굳이 포상(?)하라는 것이 아니라 2020년에 알맞은 소통을 하시하는 거다. 전근대적인 웃음거리가 될 재소자 책 반입제한이 세계에 알려지기 전에 말이다. 덩달아 감옥 밖에서 감옥안을 책때문에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감옥안에서 봄에 꽃과 소통도 못하는 마당에, 책 마저 보는 게 쉽지 않으니 어찌 들판에 봄이 왔다고 할 수 있겠는가. 감옥안의 사람이 친구나 가족이 넣어 주는 책을 좀 편하게 반입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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