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평택) 파킨슨병 산재 피해자 “노동부, 산재 불승인 판정 바로잡고 근본대책 세워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18일, 성명 발표

김삼석 기자 | 기사입력 2022/07/18 [16:30]

삼성전자 반도체(평택) 파킨슨병 산재 피해자 “노동부, 산재 불승인 판정 바로잡고 근본대책 세워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18일, 성명 발표

김삼석 기자 | 입력 : 2022/07/18 [16:30]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아래 반올림)18, 삼성반도체(평택) 파킨슨병 산재 피해자 고OO님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산재 불승인 판정을 바로잡고 근본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은 질병판정위의 무책임한 판정으로 산재 피해자의 고통만 가중된다. 고용노동부는 부당한 산재 불승인 판정을 바로잡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는 성명에소 OO님은 화학물질 노출위험이 매우 높은 여건에서 근무하다가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그는 삼성반도체 평택사업장의 사내하청업체에서 PM(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였다. PM 업무는 온갖 유해물질이 쌓여있는 반도체 설비 내부에 진입하여 부산물들을 닦아내는 위험한 작업이다. 그런데 고OO님은 적절한 안전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은 여건에서 PM 업무를 수행하였다. 빡빡하게 주어지는 스케줄을 맞추려면, 설비가 충분히 식을 때까지 기다릴 여유도 거동을 불편하게 하는 보호구를 착용할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반도체 작업라인에서 산재 피해자들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반올림의 이종란 노무사가 삼성전자에 근무하다 백혈병이 발병해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사진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다(2009년 12월30일 수원남부경찰서 앞 집회 중).  ©수원시민신문 자료사진

 

이어 OO님이 진단받은 파킨슨병은 노인성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는 병이다. 40세 이전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고OO님은 만30세라는 매우 이른 나이에 파킨슨병을 진단받았다. 이렇게 이례적으로 빠른 파킨슨병 발병은 고OO님의 업무상 화학물질 노출 말고 다른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럼에도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경인질판위)는 고OO님이 202267일 고OO님의 파킨슨병을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성명은 경인질판위는 조금만 성의 있게 판정했더라도 하지 않았을 잘못을 세 가지나 저질렀다. 첫째는 비소노출 검사를 통해 분명히 확인된 고농도 비소노출 조차도 객관적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작업자의 몸에 들어와 있는 화학물질만큼 노출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 아무리 서류상으로는 화학물질 측정값이 낮다고 하더라도, 이론적으로는 고농도 노출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실제 작업자에게서 고농도 노출이 확인되었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런데도 경인질판위는 가장 자명한 근거인 노출검사로도 노출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였다. 노출검사로도 안 된다면, 도대체 무엇을 가져와야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성명은 계속해서 비소노출 검사 결과의 의미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비소를 포함하여 수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된다. 공정별로 사용하는 화학물질들은 약간씩 다르지만 비소만을 사용하거나 비소에만 노출되는 공정 따위는 없다. 그러니 작업자가 비소에 고농도로 노출되었다면, 당연히 그 외 유기용제 등의 화학물질에도 그만큼 노출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경인질판위는 그런 가능성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산재여부를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질판위 위원들이, 이렇게 한 치 앞의 위험도 보지 못한다면 과연 위원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재차 물었다.

 

반올림은 경인질판위가 불승인한 파킨슨병 피해자들이 법원에서 산재로 인정되고 있음에도 이번에도 불승인했다는 것이다. OO님 이전에도 경인질판위는 두 명의 전자산업 파킨슨병 피해자(아래 참조)에 대해 산재로 인정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법원은 두 명 모두 산재로 인정하였다. 경인질판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치료와 생계보조가 절실했던 피해자들은 소송결과를 기다리며 오랜 시간 고통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경인질판위는 반성을 보이기는커녕, 같은 잘못을 세 번째 반복하며 또다시 피해자를 기나긴 고통으로 내몰았다고 질타했다.

 

성명은 현재 산재제도 하에서는 질병판정위원회의 판정으로 노동자가 직업병에 대해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된다. 위원들의 한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병에 걸린 노동자는 사회보장제도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박탈될 수 있다. 그만큼 질병판정위원회는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고 신중하게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고OO님 사안에서 경인질판위는 오히려 대리인의 발언을 권위적으로 자르거나, 회의 도중 전화를 받는 등 기본도 갖추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밝힌 뒤 질판위에서 무책임하게 판정하여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이러한 행태를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이에 반올림은 고OO님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의 부당한 산재 불승인 처분에 대하여 불복하여 고용노동부에 재심사를 청구한다. 또 하나의 길고 무의미한 소송이 진행되기 전에, 고용노동부가 나서서 근로복지공단의 잘못된 판정을 확인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올림은 고용노동부를 향해서는 고용노동부는 다시는 고OO님과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법과 판례가 제시하는 질병 판정기준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시하는 질병판정위원회 위원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판정기준에 대해 교육도 하지 않고, 판정사례에 대해 재교육하거나 평가하는 시스템도 갖추지 않는 것은 고용노동부의 책임 방기이다. 산재보험이 일하다 아픈 노동자들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라는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는 자신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피해자의 한마디다.

 

1. OO

 

저는 그저 억울한 제 심정을 국가에서 이해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저를 비롯한 이 시대의 산업 역군들이 억울하게 다치거나 아픈 상황이 발생한다면 국가가 외면하지 않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싸주셨으면 합니다.”

 

2. OO(SK하이닉스 협력업체 파킨슨병 피해자)

 

2018928일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산재 불승인 판정

2021218일 서울행정법원 산재 인정 판결 (2018구단78469)

 

어이없어요. 판사님은 해주시는데, 왜 공단에서 먼저 처리 안되는지.. 파킨슨병이 많이 힘든 병이에요. 저는 현재 움직이지 못해요. 진작 공단에서 해줬으면 모든 게 수월했을 거예요.”

 

3. OO(삼성반도체 파킨슨병 피해자) (한마디는 배우자가 작성)

 

20191011일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산재 불승인 판정

202245일 서울행정법원 산재 인정 판결 (2020구단66674)

 

산재 될 때까지 5년이 걸렸는데 그 기간 동안 되게 답답하고 힘들었던 부분들이 있죠. 이거는 분명히 산재로 인정될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는데, 막상 공단에서 인정 안 해주고 소송까지 결과를 기다리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저희 같은 인정사례가 나왔다면 다음 피해자는 법원까지 갈 게 아니고 공단에서 인정을 해줘야죠. 그게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근로복지공단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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