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민영화’도 모자라 이제는 ‘철도사유화’인가?

[자료]전국철도노동조합 성명서

김철민 기자 | 기사입력 2022/07/19 [13:56]

‘철도민영화’도 모자라 이제는 ‘철도사유화’인가?

[자료]전국철도노동조합 성명서

김철민 기자 | 입력 : 2022/07/19 [13:56]

7월 말이면 서울에서 강릉까지 KTX가 무정차 운행한다. 부산행 KTX도 무정차 운행은 없건만, 강릉에 대체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강릉행 무정차 KTX는 주말 하루 편도 2회 운행할 계획인데, 그 중 하나는 기존 운행하는 열차의 시각표를 바꿔 도중 정차역을 없애버렸다. 이렇다보니 수요를 늘리기는커녕 기존 정차역 승객의 입장에선 열차가 한 편성 줄어든 꼴이라 불편만 가중시키는 셈이다.
 
강릉행 KTX는 용산~망우 구간에서 전동열차, ITX 청춘, 안동행 KTX, 태백선 열차 등과 선로를 공유한다. 심지어 강릉역 부근은 단선으로 부족한 선로 용량 탓에 다른 열차를 줄이지 못하면, 열차 운행량을 늘릴 수 없다. 강릉행 무정차 KTX는 마른 수건 쥐어 짜듯 무리한 시각표를 만들어 억지로 우겨넣은 열차인 셈이다.
 
이렇게 이례적인 열차가 생긴 배경으로 국민의힘 중진이자 ‘윤핵관’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꼽히고 있다. 그는 다양한 종류의 채용 특혜로 구설수에 오른 인물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선거철마다 철도를 자가용마냥 자신의 지역구에 정차시키려는 이른바 ‘아전인철’ 행태를 반복해왔는데, 권성동 원내대표의 이번 강릉행 무정차 KTX로 ‘아전인철’의 정점을 찍고야 말았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건드린 열차와 선로는 앞으로 한국철도, 그리고 동부 산악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노선들이다. 서울 방면 용산~망우 구간은 서울과 수도권 및 강원, 경북 지역을 잇는 모든 열차가 몰리는 병목 구간이다.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자기 지역의 이익만 앞세우는 근시안에 매몰될 일이 아니라, 해당 구간의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하지만 권성동 원내대표는 자신의 “특혜 백화점” 명품관에 시급하지 않은 강릉행 무정차 KTX를 전시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더구나 정부는 코레일의 부채비율이 높고 적자가 많다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연일 폭격을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사실관계에 대한 논박은 제쳐두더라도 과연 이 무정차 KTX 운행은 코레일의 영업수지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 권성동 원내대표는 알기나 할까?
 
영업손실이 나더라도 국민 삶에 꼭 필요하다면 감수해야만 하는 게 공공기관의 역할이다. 공공성 차원에서 정부 정책에 따라 추진되는 일이라면 이렇게 발생하는 적자는 ‘착한 적자’이니 기꺼이 감수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힘있는 여당 정치인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면, 더구나 그가 ‘윤핵관’으로 불리는 여당 실세이자 원내대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적 채용’ 논란에도 아랑곳 않고, 청와대 9급 행정관을 마음대로 꽂아넣는 판국에 열차와 선로도 마음대로 끌어다 도중 정차역을 깔끔히 지워버리고 자신의 지역구에 꽂는 일은 어렵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공적 영역에 대한 인식이 이토록 천박할 수 있을까?
 
열차운행계획의 최종 승인자는 국토부장관이라는 점에서 국토부는 결코 이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철도를 사유화하는 여당 원내대표의 비상식적 행태를 바로잡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코레일 영업수지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망언을 보태고 있는 실정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모실 대상은 국민이지 ‘윤핵관’이 아님을 명심하라.
 
철도노동자는 권력을 등에 엎고 국민의 철도를 사유화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소위 현 정부권력의 핵심이라는 ‘윤핵관’이거나 여당 원내대표라 할지라도. 철도는 권력과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평등한 공공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19일
전국철도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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