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삼성전자 공장에서 사람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반올림• 국제오염물질추방네트워크,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에 대한 보고서’ 발표
삼성전자 “(오염물질 등은) 베트남법 허용 범위 이하로 규정에 위반되지 않아”

김삼석 기자 | 기사입력 2024/06/10 [19:54]

‘베트남 삼성전자 공장에서 사람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반올림• 국제오염물질추방네트워크,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에 대한 보고서’ 발표
삼성전자 “(오염물질 등은) 베트남법 허용 범위 이하로 규정에 위반되지 않아”

김삼석 기자 | 입력 : 2024/06/10 [19:54]

 

삼성이 한국에서 은폐하려 했던 수많은 질병과 죽음은 현재 베트남 등에서 국제적으로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10반도체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아래 반올림)이 밝힌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에 대한 보고서는 이제 국내라면 인정될 수 없는 수준의 환경범죄를 삼성이 베트남 공장에서 저질러 왔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반올림은 국제오염물질추방네트워크(IPEN), 젠더가족환경개발연구센터(CGFED)와 함께 이러한 내용이 담긴 삼성 내부 자료로 확인된 베트남 공장의 화학물질 부실 관리와 환경오염 실태보고서 185쪽의 규모로 2024년 펴냈다.

 

  © 수원시민신문


베트남의 에스아이티 비나(SIT VINA) 공장. 해당 공장은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의 부품 제조 2차 협력업체로 화학물질을 분사하는 도장공정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 업체가 공장 내부의 공기를 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외부로 배출해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보고서에서 다시 강조되었다.

 

이는 최근 삼성 국내 협력사 케이엠텍에서 벌어진 백혈병 피해사례, 최근 일어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노동자들의 방사선 피폭 사건, 반도체 사업장의 대표적 위험업무인 설비유지보수 업무의 외주화, 삼성공장 해외이전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은 이 보고서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더 안전한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21>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박닌시 반두옹구 보건소의 응우옌반투엔 박사는 <VTC> 뉴스에 최근 몇 년 사이 인후통, 비염, 알레르기, 호흡곤란 등 질환으로 고통받는 주민이 늘었고 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데 주로 폐암 환자들이라며 “2022년 초부터 우리 병동에 암 환자가 10명 정도 있었으나 드러나지 않은 환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 보도와 관련해 “SIT VINA의 배기가스는 베트남법 허용 범위 이하로 규정에 위반되지 않았고, 최근(20243) 점검에서 분진과 냄새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특히 베트남 등 해외사업장 같은 경우 반올림은 대기오염방지 시설용량이 부족하여 발생한 대기오염문제를 삼성은 시설 개선이 아니라 유해위험공정을 외주화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비판했다.

 

삼성의 환경오염문제는 더 많은 협력업체로 넘겨져 더 확대된 형태로 현재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지역주민들에게까지 호흡기질환과 폐암 등 심각한 질병의 증가가 보고되고 있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반올림은 삼성전자의 협력회사는 모든 적용 가능한 법률 및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안전한 작업환경을 확보하며 근로자들이 존중받을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윤리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본 규범은 책임 있는 비즈니스연합(RBA) 행동 규범과 세계인권선언,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UNGPs) 등 글로벌 기준에 기반을 두며, 본 규범과 현지 법규의 내용이 상충할 시에는 보다 엄격한 기준이 우선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삼성전자 협력회사 행동 규범이 스스로 공언하고 있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반올림은 계속해서 삼성은 공허한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야하며 한국과 전세계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이 삼성의 이윤보다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삼성 2012년 당시 "자체 환경안전 점검조사에서 지적된 관리상의 문제를 즉시 개선 조처했다고 해명"한 바 있을뿐

 

반올림은 계속되는 베트남 일부 지역의 환경오염과 건강 문제가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이 유독한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정을 협력업체로 떠넘기고, 환경·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감시하지 않은 결과라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한편 <한겨레21>이 단독 입수한 반올림의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가 베트남 박닌시에 세운 최초의 휴대전화 공장은 2008년 휴대전화 조립 공정을 가동하기 시작했는데 2010년부터 초기 3년 동안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공장 폐수를 처리할 설비를 갖추지 않고 가동해 폐수를 무단 배출했다. 비슷한 시기 공장 내부에 공기 정화 장치를 제대로 설치하지 않거나 부속품인 필터를 제대로 교체하지 않아 7년 동안 심각한 대기오염을 초래한 사실도 분석됐다. 삼성은 2012년 당시에도 자체 환경안전 점검조사에서 지적된 관리상의 문제를 즉시 개선 조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베트남 현지에서 10만 명을 고용하고, 2022650억 달러의 제품을 수출해 베트남 전체 수출의 9%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베트남의 얼굴은 과연 사람의 얼굴인가? ‘환경오염의 얼굴인가?

 

<한겨레21> 보도에 따르면 반올림은 끝으로 해당 보고서를 토대로 시민사회와 국제기구, 언론 등에 이 사실을 알리고 삼성이 환경안전보건 위험을 지역사회에 떠넘기지 말고 직접 해결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아울러 제22대 국회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인권환경보호에 관한 법률’(기업인권환경보호법)을 통과시켜 기업의 환경오염과 인권침해 문제를 잘 감시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이상수 반올림 활동가는 삼성이 한국에서 감추려 했던 많은 질병과 죽음은 국제적으로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더 늦기 전에 삼성이 스스로 공언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한겨레21>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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