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무원 만쉐이~"

[기자수첩]9일 수원 촛불문화제 취재기
"나 경찰인데 찍지마라"

수원시민신문 | 기사입력 2008/05/09 [23:07]

"우리나라 공무원 만쉐이~"

[기자수첩]9일 수원 촛불문화제 취재기
"나 경찰인데 찍지마라"

수원시민신문 | 입력 : 2008/05/09 [23:07]
 
역시 우리나라 공무원 정말 훌륭하다. 아니 위대하다.

요즘 전국이 시끄럽다. 아마 이렇게 시끄러웠던 적은 2002한일월드컵 이후에 처음이랄까. 대다수의 국민이 움직이고 있다. 왜냐고? '광우병' 이 세글자 때문이라고나 할까.

우리의 위대하신 대통령님과 정부의 크나 큰 배려심으로 우리 전 국민이 아주아주 값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소말리아 개들도 안먹을 것 같은 그런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를.

이런 대단한 쇠고기가 오는 20일 전격 국내에 착륙한다. 아니 이미 들어와 있는 것도 많으니깐 전국으로 풀린다고 하자. 이제 전국민이 나가 태극기 휘날리며 환영해야 할 판이다. 이 참에 흰 옷도 입고 태극기를 휘날려 볼까? 우린 백의민족이니까...

농담은 그만두고, 분노한 우리 국민들이 도저히 못 참겠다며 길거리로 뛰쳐나왔다. 그것도 전국 각지에서 동시에. 이런 광경 2002월드컵 이후에 본 적 있는 분? 있으시다면 본 기자가 미흡해서 그런 것이니 조금만 이해바란다.

특히 오늘은 전국적으로 국민이 들고 일어섰다. 서울, 부산, 대전, 광주, 전주 등등 뭐 셀 수도 없다. 역시 수원도 마찬가지다. 본 수원시민신문 기자가 간 곳은 수원이었으니 수원에 대해 말하겠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는 가정하에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오후 7시 수원역 롯데리아 앞 광장, 일찍부터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어린아이부터 나이든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였다. 퇴근하자마자 바로 달려오신 분들도 보인다.
 
▲ 이 날은 수원지역 촛불문화제를 연뒤 가장 많은 시민이 모였다.    © 수원시민신문

그리고 하나 더 있다. 우리의 위대하신 경찰서 정보과 분들과 지역 교육청 관계자 여러분들이 '촛불' 맨 뒤에 숨어있는 게 아닌가.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하긴, 6일 수원에서 처음 촛불문화제를 시작할 때부터 보였구나. 존경스럽다.

자 그럼 이 분들에 대해 몇 자 적어볼까한다. 개인적으로 비난하거나 불만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니 정 불만 있다면 직접 연락 바란다. 뭐 바뀌는 것은 없겠지만 말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뛴다고 자화자찬한 본 기자는 촛불문화제에 모인 시민들을 취재하던 중 희한한 현장을 보았다. 이상하게도 학생들이 단 한명도 안보이는 것. 사복입은 학생이야 몇몇 있었지만 공식적인 교복입은 학생들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뒤, 너무나도 애타게 기다렸던 학생 두 명이 나타났다. 마치 너무나도 참석하고 싶었다는 표정으로 오자마자 촛불부터 찾았다. 웬걸 그 학생들이 도착하기 무섭게 누군가 다가가네. 학생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잠시 뒤 그 자리를 살짝 피한다. 궁금하다. 학생들에게 빨리 다가가 무슨 말을 들었는지 물어 보았다.

학생 왈, "저 아저씨 너무 무서워요. 빨리 안가면 가만 안나둔데요. 어디 학교냐면서 무섭게 째려봐요. 저 아저씨 누구에요?"

같이 옆에서 듣던 열혈적인 다산인권센터 활동가 한 분이 찾아간다. 알고보니 역시나 교육청 관계자분이네. 그럼 기자가 할 일이 무엇인가. 사진찍고 이야기 들어야지. 그랬더니 갑자기 본 기자한테 달려들어 밀치며 "당신 누구야? 왜 사진찍고 난리야?"라고 소리친다. 옆에 있는 교육청 여성 관계자분은 한 술 더뜬다. "이거 초상권침해에요. 찍지 말아요"

여기서 이 여성분에게 묻고 싶다. 초상권침해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지. 공인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안다면 그런 말이 나왔을까. 그 분, 공인으로써 자격이 있는지 심히 고민된다.

누군가 조용히 부른다. "나 경찰인데 신분밝혀라. 그리고 찍지마라. 경고한다" 아니 대한민국 경찰은 기자가 취재하는 것도 막는가? 본 기자도 한마디 했다. "먼저 밝히시죠. 먼저 밝히신다면 저도 밝히겠습니다" 하지만 절대 신분 밝히지 않는다(정보과 경찰이라니 약간의 이해만 해주겠다). 대한민국 경찰 맞나? 어이가 없다. 결국, 한바탕 싸움 났다. 다산인권센터 활동가와 본 기자 대 교육청 관계자들과 경찰들.

아니 중요한 분들을 빠뜨렸구나. 우리 시민들. 우리 싸우는 모습에 분노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나 가라고 소리친다. 본 기자 정말 감동먹었다. 역시 믿을 곳은 경찰도 공무원도 아닌 우리 시민들밖에 없구나.
 
▲ 시민들이 교육청 관계자와 경찰을 향해 소리지르고 있다(급히 찍어 사진이 고르지 못하다)    © 수원시민신문

참 이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경찰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린 초등학교다닐 때 이렇게 배웠다. "경찰은 우리를 지켜주고 보호해주는 사람들이에요. 경찰아저씨 착하죠?" 대학와서는 이런 질문을 받았다. "세상에서 가장 못 믿을 사람이 누구죠?" 답은? "짭새요"

국민을 보호하고 위험에서 지켜주는 경찰들이 언제부터 시민들이 모여 문화를 즐기는 곳에 와 뒤에 숨어서 마치 잘못을 저지르기를 바라는 것처럼 눈에 불을 키고 있는지 궁금하다.

교육청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일부 연예인들 말에 홀려 이런데 참석하지 말아라"이러면서 학생들 스스로 문화제에 참석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그 정도로 바보인 줄 아는 것일까. 아님 성인은 건들기 무서우니깐 만만한 학생들에게 시비를 거는 것일까. 참으로 궁금하다.

본 기자가 알고 있기로는 대한민국은 '집회, 결사의 자유'를 인정하는 나라로 알고 있다. 틀렸는가? 시민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모이는 것을 단지 학생이라는 이유로 막고 겁주고 쫒아내는 그런 나라가 어디 있을까?

오늘 촛불문화제는 '정말 우리나라 공무원 썩었구나'하는 생각이 저 발 끝부터 머리 끝까지 솟아오른 동시에 역시 '우리 국민들 위대하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 그런 날이었다.

자!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고 끝내기로 한다.

정부와 공무원 그리고 대통령이여, 다른 걸 다 떠나서 이것 하나 묻고 싶다. 공무원은 왜 존재하는가? 정부는 누굴 위해 일하는가? 대통령은 누가 뽑아줬나? 이 질문의 답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고민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국민들의 목소리가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갖길 바란다. 국민이 없는 나라는 대통령도 정부도 공무원도 존재할 필요가 없음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야 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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